내 일상의 많은 시간은 노트북 컴퓨터 화면과 스마트폰을 응시하는 데 사용된다. 컴퓨터 화면으로 자료들을 읽고 정리하고, 뉴스와 수많은 정보를 접한다. 스마트폰을 사용해서 나와 연결된 사람들로부터 전해진 다양한 메시지와 정보들을 살핀다. 때로는 나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지만, 임의로 올라오는 영상과 이미지들을 끊임없이 따라가곤 한다. 매일 새롭게 주어지는 일상과 삶의 기회에서 나는 여전히 보이는 것에 압도되어 보는 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내가 애써 집중해서 보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보이는 것에서 의미와 만족을 구하며 공허를 경험하곤 한다.
하나님은 단절과 고립된 삶을 원하시지 않는다.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신 눈은 하나님의 세상과 이웃 그리고 나 자신을 더욱 선명하게 응시하고, 하나님을 바라보게 하신 위대한 선물이다. 그런데 그저 보이는 것에 나를 비추면서 질투와 연민에 빠지고, 스스로를 단절과 고립으로 이끌고 있다. 하나님은 나에게 다른 이들과 단절되어 고립된 삶을 사는 게 아니라, 다른 이들과 함께 연결되고 유대하는 삶을 강력하게 원하고 계시다는 것을 다시금 마음에서 확신한다.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는 말씀은 일상의 고된 삶에서 스크린의 이미지와 영상을 도피로 삼고자 하는 나의 삶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준다.
내 마음을 다해 이웃을 바라보아야 한다.
함께 즐거워하고 함께 울려면, 이웃을 응시해야 한다. 손가락의 빠른 움직임으로 스크린에 보이는 화면을 넘기듯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시선의 속도를 늦추고, 마음을 모아 집중해서 내가 섬기는 이들의 모습을 응시해야 한다. 오늘 나에게 요구되는 일상의 새로운 삶은 내 마음을 집중해서 이웃을 바라보고, 그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그들의 삶의 기쁨을 함께 즐거워하고, 또 그들의 아픔과 상처를 헤아리며 함께 슬퍼하고 눈물을 흘릴 수 있는 공감을 갖는 것이다.
하나님이 나에게 보내 주신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함께 눈물을 흘릴 수 있는 경청과 환대의 응시를 살아내는 하루가 되기를 다시금 다짐한다.
🗣️8월 호 <빛과소금>은 '8월의 묵상'으로
하루 한 편, 서른한 명의 묵상 에세이를 담았습니다.. |